주간활성이용자수 10개월 최저치…대면활동 대체 여파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오규진 기자 = 거리두기 해제 이후 주요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플랫폼 이용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이른바 ‘메타버스 열풍’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주(9일∼15일)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로블록스’의 주간활성이용자(WAU) 수는 77만3천678명으로, 그 전 주보다 17.8%(16만7천924명) 줄었다.

이는 작년 6월 마지막 주(77만3천656명)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주 로블록스의 주간 사용 시간은 1인당 평균 150.32분으로 작년 10월 25일∼31일(80.88분)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올해 2월 14일에서 20일까지의 275.87분에 비해서도 45.5% 하락했다.

네이버[035420] 제페토와 SK텔레콤[017670] 이프랜드 등 국내 메타버스 앱도 이용자와 이용 시간이 감소했다.

지난주 제페토 WAU는 13만3천708명으로 작년 7월 첫번째 주(13만126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주간 총 사용 시간은 19만961시간으로,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20만 시간을 밑돌았다.

이프랜드는 지난주 WAU가 10만5천292명으로 지난달 18일∼24일(10만5천53명) 이후 한 달 만에 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간 사용 시간은 1만4천610시간으로 그 전 주(1만3천316시간)보다 늘었지만, 1월 둘째주(3만2천402시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최근 메타버스 앱 이용이 급감한 것은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추세에 따라 비대면 활동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다빈치교양대학장은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제한된 상황에서 등장한 대체재”라면서 “대면이 가능한 상황에서 대체재로서 메타버스의 가치는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인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도 “거리두기가 풀리고 메타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이용 감소를 의식하면서도 대응 전략을 찾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용 통계를 공식적으로 집계하고 있지 않다”면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이용자 수 감소는 당연하다고 본다”면서 “메타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MZ세대가 접속하는 시간대가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미래에 대해서는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저서 ‘메타버스는 환상인가’를 펴낸 위 교수는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가 기업간거래(B2B)나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에서 모두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면서 “대면 상황의 부족함을 채우지 못한다면 메타버스는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최 교수는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이용자 수가 과도하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젊은 세대는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생태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harrison@yna.co.kr,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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