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크기로 휴대성 ↑·반 접는 특성 극대화한 화면 분할 모드 인상적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삼성전자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 ‘갤럭시 Z 플립’ 은 ‘갤럭시 폴드’에 이은 새로운 폼팩터(하드웨어의 크기·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갤럭시 폴드가 책처럼 세로를 축으로 삼아 좌우로 펼쳐지는 형태라면 갤럭시 Z 플립은 가로축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열리는 포맷이다.

과거 폴더폰 비슷하게 열린다고 보면 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두고 “패션 아이템으로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이는 두 갈래의 함의를 갖는다.

하나는 그만큼 ‘예쁜’ 디자인에 신경 썼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만큼 성능에서는 힘을 뺐다는 뜻이다.

실제 갤럭시 Z 폴드는 5G(5세대 이동통신)가 아닌 4세대 LTE를 지원하고 배터리 용량도 3천300㎃로 이날 같이 공개된 갤럭시 S20(4천㎃)보다 작다.

실제 접해본 갤럭시 Z 폴드는 작은 크기만큼 휴대성이 높았다.
크기는 일반 스마트폰의 3분의 2 정도로 성인 남성 손바닥보다 더 작았다. 무게는 183g으로, 갤럭시 S10(157g)보다 무거웠지만 주머니에 넣었을 때 걸리적거린다거나 무겁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한손에 쥐었을 때 손안에 쏙 들어온다고 하기엔 폭이 너무 넓은 느낌이었다.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 희미한 주름이 생기는 현상(크리스)은 여전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에 띄운 이미지나 영상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 [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
[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또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이미드(PI)를 디스플레이에 썼던 갤럭시 폴드와 달리 두께 0.03㎜의 극도로 얇은 유리를 사용해 화면이 울지 않고 고르게 펴진 평탄도를 개선했다고 한다.

기능 면에서는 화면이 반으로 접히는 물리적 특성을 극대화해 화면을 분할해 쓰는 ‘플렉스 모드’를 여럿 시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예컨대 스마트폰을 90도로 펼친 상태에서 화상통화(구글 듀오)를 하거나 위쪽 화면으로 사진·동영상을 보면서 아래 화면으로는 다른 앱을 실행할 수 있게 했다.

또 화면을 위·아래 2개로 분할해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적용했다. 특히 상하 화면의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있어 융통성이 높았다.

앞으로 유튜브도 이처럼 화면을 분할해 위 화면으로 동영상을 보면서 아래 화면에서는 다른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접은 상태에서는 1.1인치 커버 디스플레이가 정보를 제공하는데 작은 크기에 비해 기대 이상으로 많은 기능을 제공했다. 시간과 배터리 잔량 확인, 공지 확인은 물론 전화가 걸려왔을 때 수신 또는 거절 기능, 음악을 재생하고 멈추는 기능 등을 접은 채로 수행할 수 있었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접은 채로 셀카를 찍으면서 찍힐 사진의 일부(37%)도 이 작은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크기가 너무 작아 아주 조그맣게 보인다는 것은 한계였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배터리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를 넣는 대신 커버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줄였다는 것이다.

과거 폴더폰 특유의 경쾌하게 여닫히는 느낌도 누리기 힘들었다. 외려 스마트폰을 열고 접을 때마다 좀 뻑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이는 어떤 각도로든 스마트폰이 펴진 채 고정돼 있도록 하는 ‘프리스톱’ 기능을 구현했기 때문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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